브라이언 팰로우

사업을 하게 되면서, 특히 소셜벤처를 운영하게 되면서 대표를 가장 힘들게 하는 것이 있다면, 내가 이루고자 하는 가치가 내가 가장 사랑하는 사람들… 가족… 친구… 그리고 나와 가장 지근거리에서 일하는 우리 팀원들에게 상처를 주면서까지 해내야만 하는 일인가라는 고민이다… 나 자신이 엄청난 능력자라 이 모든 것들을 아무 잡음없이 해낼 수만 있다면 더할 나위없이 좋겠으나, 나는 턱 없이 부족한 사람이라 그렇게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너무나 자명하고, 나에게 맞지 않는 옷을 나의 허영과 자만으로 부풀려 입고있는 것이 아닌가에 대한 나 자신에게의 지속적인 질문…

“나의 여정은 여기까지 인가…???”

그런 순간 브라이언 펠로우는 어깨를 토닥이며 귓속에 속삭인다…

“괜찮아… 할수 있어… Chin up, and fight the good fight…”

브라이언 팰로우 4기에 선정되습니다… 꿈의 방향과 실현 방법, 그리고 그 과정속에서 상처를 주고 받으며 쓰러져있을 때 한 줌의 용기가 되었습니다… 브라이언 팰로우로서 제가 받는 모든 혜택, 소중한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그리고 그 과정속에서 상처받았을 사람들을 위해 사용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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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양질의 의료 서비스를 받게 되는 세상

랩에스디(LabSD)는 중저소득 국가와 같은 자원이 한정된 환경의 거주자들도 양질의 보건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세상을 만들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출범된 회사입니다. 김윤승 펠로우는 랩에스디의 대표로서 어떻게 하면 현지 보건 의료 시스템을 무너트리지 않고 그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지 꾸준히 고민합니다. 김윤승 펠로우는 사랑하는 사람들과 가능한 오랜 시간을 건강하게 보내고 싶은 마음을 떠올리며 막을 수 있는 실명과 그로 인한 빈곤이 사라지는, 모두에게 한층 더 편안한 삶을 꿈꾸고 있습니다.

랩에스디를 시작하기 전에는 어떤 활동을 하셨는지 궁금해요.

‘프로젝트 봄(Project BOM)’이라는 지금 회사의 모태 격인 기관이 있는데요, 당시 연세대학교를 기반으로 실명예방을 위한 프로젝트로 만들어진 연구 조직이었어요. 방글라데시나 베트남, 말라위 같은 나라에서 NGO를 만들고 실질적으로 실명을 예방할 수 있는 여러 활동과 연구를 하는 조직이었죠. 그 과정 중 이런 기능을 갖춘 플랫폼이 있다면 큰 도움이 되겠다고 생각한 것이 지금 랩에스디가 개발하는 ‘아이라이크(EYELIKE)’예요.

아이라이크는 어떤 플랫폼인가요?

중고 스마트폰을 활용한 안저 이미지 촬영이 가능한 검안기를 개발하였는데요. 이를 중저소득 국가 지역사회 내 일차의료기관에 제공하여 안과병원과 연결해 검진이 가능하게 하고, 필요시 치료를 돕는 원격 안과 시스템이에요. 특히 진단을 통해 발견된 안저 기반의 실명 유발 질환 환자들 중 금전적인 어려움 때문에 치료를 고민하시는 분들을 전 세계의 기부자들에게 연결하려고 해요.

스마트폰을 업사이클링하여 검안기를 개발하자는 아이디어는 어떻게 나왔는지 궁금해요.

‘스마트폰을 활용하는 검안기를 만들어보자’까지는 ‘프로젝트 봄’의 아이디어였어요. 이미지를 기반으로 하는 의료 기기를 보면 굉장히 오래된 DSR이 달려 있는데, 요즘 스마트폰 카메라가 훨씬 좋은 스펙을 가지고 있는 경우도 있거든요. 랩에스디가 설립되고 어떻게 스마트폰을 연결해서 개발을 할지 계속해서 고민했어요. 계속된 실패에 곧 프로젝트를 접어야 될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하던 시점에 ‘갤럭시 업사이클링 프로그램’이라는 팀에서 연락이 왔어요. 같이 해볼 만한 것이 있겠다면서요. 그렇게 업사이클링 프로젝트가 시작된 거예요. 그 팀에서도 중고 스마트폰을 업사이클링하여 지속 가능한 시스템을 만들고 싶었던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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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럭시 업사이클링 팀에서도 랩에스디를 찾고 유레카를 외쳤을 것 같아요.

두 팀 모두 ‘버려졌으면 자칫 환경 오염의 주범이 되었을 중고 스마트폰을 자원이 한정된 환경에서 사는 주민들의 눈 건강을 위해 활용한다.’는 공통된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거죠. 지금도 그렇지만 당시 랩에스디는 작은 회사였어요. 아무래도 우리가 원하는 것을 개발하기에는 역량이 많이 부족했는데 갤럭시 업사이클링 프로그램으로부터 도움을 참 많이 받았어요.

윈윈 프로젝트군요.

업사이클링 팀 이야기도 들어보아야겠지만요(웃음). 저희에게는 정말 큰 도움이 되었어요. 고민도 많이 하고 실패도 많이 해서, 마지막 시도를 앞두고 “이번에 안 되면 접자.”고 이야기하면서 실험했는데, 그때 딱 성공한 거죠.

그러던 중 사랑하는 사람들과 될 수 있으면 오랜 시간을 건강하게 보내고 싶다는 마음은 모든 사람의 보편적이고 타당한 소망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보건이라는 분야를 선택하게 된거죠.

많은 의료 분야 중 중저소득 국가의 보건 의료 서비스에 집중하게 된 계기가 궁금해요.

어릴 때부터 자원이 한정된 지역사회에 살고 있는 사람들을 위해서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어렴풋이 해왔어요.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생활을 하다 보니 이 고민을 진지하게 하기 시작한 거죠. 강연도 많이 다니고 공부를 하던 중 ‘국제 개발’이라는 분야를 알게 되었고, 그 분야에서 할 수 있는 일이 아주 많다는 걸 알게 됐어요. 그런데 어떤 면에서는 ‘국제 개발’이라는 분야가 지나치게 서구적인 접근방법이라는 비판도 받거든요. 아무래도 식민지 주민들을 소위 개화한다는 제국주의적인 관점에서 시작한 분야라 그렇겠죠. 그런데 제가 그런 비판에 굉장히 약하거든요(웃음). 그러던 중 사랑하는 사람들과 가능한 오랜 시간을 건강하게 보내고 싶다는 마음이 모든 사람의 보편적이고 타당한 소망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보건이라는 분야를 선택하게 되었죠. 여러 비판에서 좀 더 자유로울 거라 생각하고 결정했는데, 아무래도 건강을 다루는 분야이다 보니깐 더 많은 비판이 존재하고 조심스럽다는 것을 알게 되었지만요.

건강을 되찾아 주는 일인데 왜 비판을 받을까요?

우리가 하는 행위의 첫째 룰은 ‘두 노 함(Do No Harm).’이에요. 그런데 그렇게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 거죠. 이를테면, 의료 봉사도 좋은 일이라고만 생각하잖아요. 하지만 현지 사람들과 충분한 커뮤니케이션 없이 우리 마음대로 할 경우에는 그곳에 부담만 주는 일이 벌어질 수 있어요. 그들이 갖춰 놓은 현지 의료 시스템을 망가트리는 주범이 되는 거죠. 2주 동안 진료를 하고 철수하는 봉사팀이 있다고 가정해 볼게요. 아무리 좋은 장비와 훌륭한 의료 서비스를 제공한다 하더라도 그 팀이 돌아간 이후, 그 부담은 고스란히 남겨진 자들이 지게 되거든요. 현지 의료 시장을 교란시킬 수도 있지요.

아무래도 여러 도시로 출장이 많을 텐데, 그 과정에서 말씀하신 그런 논의가 이루어지겠네요.

갈 때마다 목적이 조금씩 다르긴 한데요. 최근 출장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저희 플랫폼을 이용하는 파트너들을 만나는 것이에요. 저희가 인도나 베트남에서는 본격적으로 사업이 진행된 상황은 아니고, 파일럿 단계에 있거든요. 그들과 가능한 많은 일을 해보고 다양한 데이터를 쌓는 것이 현재 가장 중요한 업무예요. 저희가 그곳에서 어떤 일까지 할 수 있는지를 알아보는 것이 정말 중요하거든요.

랩에스디가 의료 분야 중에서도 눈 건강에 가장 먼저 초점을 맞춘 이유도 궁금해요.

안보건에 먼저 집중한 이유는 프로젝트 봄의 경험 이후 저희에게 가장 익숙한 분야였기 때문이에요. 또 하나는 안보건 분야가 전체 보건 분야의 축소판 같은 느낌이거든요. 안보건 내에서도 전염병이 있고, 만성병이나 급성 질환이 있어요. 이 한 분야에 모든 질병의 양상이 있다고 생각하니까 여러 경험을 쌓고 공부하기에 좋은 분야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먼저 안보건에서 좋은 효과를 낸 다음, 다른 보건 분야로 확장해 나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죠.

기존에는 안저 사진으로 진단할 수 있는 질환이 실명 유발 질환에 한정돼 있었는데, 최근 AI 관련 논문들을 보면 안저 사진으로 여러 다른 질환, 특히 만성 질환을 진단할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어요. 당뇨병, 심혈관 질환, 알츠하이머나 뇌졸중까지 가능하다는 거죠.

그렇다면 다음 프로젝트의 방향은 정해졌나요?

최근 AI가 굉장히 발달하고 있잖아요. 기존에는 안저 사진으로 진단할 수 있는 질환이 실명 유발 질환에 한정돼 있었는데, 최근 AI 관련 논문들을 보면 안저 사진으로 여러 다른 질환, 특히 만성 질환을 진단할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어요. 당뇨병, 심혈관 질환, 알츠하이머나 뇌졸중까지 가능하다는 거죠. 그래서 저희도 AI 개발 방향성을 그쪽으로 잡고 진행하고 있어요. 저희가 다른 영역으로 확장한다고 했을 때 안보건을 토대로 가지 치듯이 뻗어나갈 수 있는 거잖아요. 아직 거기까지 이르기에는 나아가야할 길이 너무 험하고 멀게 느껴지지만요(웃음).

그렇게 된다면 더욱 많은 사람이 랩에스디의 프로그램으로 양질의 의료 서비스를 누릴 수 있겠네요. 프로젝트를 진행하다 보면 현지인들의 리뷰를 직접 듣기도 하나요?

지금은 그분들이 병원이나 보건소까지 오는 것도 부담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저희가 직접 지역사회로 찾아가서 안저 사진을 찍어드리는 경우도 있거든요. 그때 고맙다고 하시는 분들이 굉장히 많죠. 특히 심각한 질병이라도 늦지 않게 발견했을 경우에는요. 이후에는 사용자들도 앱이나 메시지 등을 통해 의견을 전달할 수 있게 하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요. 요즘 배달 앱에 별점 주듯이 피드백을 쓸 수 있게 만들어 봐도 좋을 것 같고요.

추후에는 환자의 상황이 기부자들에게 좀 더 와닿는 스토리도 있으면 좋겠네요.

환자의 허락 하에 좋은 케이스를 하나의 스토리로 만드는 작업도 하게 될 것 같아요. 기부를 하는 분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도록요. 개인 정보를 공개할 순 없지만 그런 이야기가 있다면 정말 좋겠죠.

출처: https://brianimpact.org/fellow/1308/

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