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소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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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우리가 위로금을 받아? 뭐 했다고 위로금을, 천만에 그럴 수는 없다. 정정당당하게 사죄하고 배상해라. 일본의 일왕이 사죄를 해야지 다른 사람이 무슨 소용있어?”

– 姑 김학순 할머니의 마지막 증언

2015년 12월 28일, 대한민국과 일본 간 외교장관회담이 있었고, 우리는 말도 안되는 참담한 소식을 접한다…

2015년 12월 28일 한일 양국 외교장관 간 공동기자회견 전문

◇ 기시다 후미오 일본 외무상

국교정상화 50주년을 맞아 서울을 방문하고 윤병세 장관을 만나서 외교장관회담을 개최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

한·일 위안부 문제는 지금까지 국장급 협의 등을 통해 협의해왔다. 그 결과에 기초해 일본 정부는 이하를 표명한다.

1. 위안부 문제는 당시 군에 관여하에 다수의 여성의 명예와 존엄에 깊은 상처를 입힌 문제로서, 이러한 관점에서 일본 정부는 책임을 통감한다. 아베 내각 총리대신은 일본국 내각 총리대신으로서 다시 한번 위안부로서 많은 고통을 갖고 상처입은 분들에게 마음으로부터 깊은 사죄를 표명한다.

2. 일본 정부는 지금까지도 본 문제에 진지하게 임해왔으며, 이에 기초해 이번에 일본 정부의 예산에 의해 모든 전(前) 위안부분들의 명예와 존엄의 회복 및 마음의 상처 치유를 위한 사업을 진행하기로 한다.

3. 일본 정부는 이상 말씀 드린 조치를 한국정부와 함께 착실히 실시한다는 것을 전제로, 이번 발표를 통해 이번 문제가 최종적이고 불가역적으로 해결됐음을 확인한다. 일본 정부는 향후 유엔 등 국제사회에서 본 문제에 대해 상호 비판하는 것을 자제한다.

앞서 말씀드린 예산 조치에 대해서 규모로서는 10억엔 정도 산정하고 있다.

이상 말씀드린 것은 양 정상 지시에 따라 협의한 결과이고 일한 관계가 새로운 시대로 들어갈 것을 확실하고 있다.

◇ 윤병세 외교부 장관

한일간 일본군 위안부 문제는 지금까지 양국 국장급 협의를 통해서 집중적으로 협의했다. 이를 기초해서 한국 정부는 아래와 같이 표명한다.

1. 한국 정부는 일본 정부의 표명과 이번 발표에 이르는 조치를 평가하고 일본 정부가 앞서 표명한 조치를 전제로 이번 발표를 통해 일본 정부와 함께 최종적 및 불가역적으로 해결됐음을 확인한다.

2. 일본정부가 한국 소녀상에 대해 공관의 안녕을 우려하는 점을 인지하고 관련단체와의 협의하에 적절히 해결되도록 노력한다.

3. 한국 정부는 이번에 일본 정부가 표명한 조치가 착실히 이행된다는 전제로 유엔 등 국제사회에서 이번 문제에 대해 상호 비판을 자제한다.

이상으로 한국정부 입장 말씀드렸다. 한일국교정상화 50년 넘기기 전에 기시다 외무상과 그간의 지난했던 협상에 마침표 찍고 선언한 것을 대단히 기쁘게 생각한다. 근본 협의의 후속조치가 확실히 이행돼 피해자 분들의 명예와 존엄이 회복되고 마음의 상처가 회복되길 바란다.

과거사 현안이었던 일본군 위안부 협상이 마무리되는 계기로 새로운 한일 관계를 이어나갈 수 있길 기원한다.

이게 무슨 헛소리인가… 고작 100억원이라는 푼돈으로 인류에 대한 범죄를 최종적이고 불가역적 퉁치려고??? 게다가  일본군 ‘위안부’ 할머님들의 의견은 철저히 배제한체 이런 똥을 합의이라고 내놓았다…

( ´ ` )ノ  와… 일본은 좋겠다… 일본 외무상도 일본편이고 한국 외교부 장관도 일본편이고…

젠장…

그리고 해당 합의문 발표후 불거진 중요한 이슈중에 하나가 바로 주한 일본 대사관 앞에 위치한 소녀상의 이전… 일본 정부는 10억엔의 거출금과 소녀상의 이전은 연계짓고 있다…  그렇다… 거출금… 일본 정부는 10억엔 또한 배상금의 면목이 아닌 공적개발원조자금(Official Development Assistance: ODA)에서의 거출금으로 지불한다고 한다… 그럼 더 이상 ‘원조는 받는 나라에서 원조를 주는 나라로 변모하였다’라는 레토릭은 안봐도 되는건가… 정확히는 ‘원조를 받는 나라에서 원조를 주는나라에서 다시 원조를 받는나라가 되었다’라고 해야할지… 뭔 사과한다는 놈들이 이렇게 말이 많은지…

어쨌든 나의 지인들 사이에서는 소녀상의 이전은 절대 불가하다는 공감대와 함께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을 늘 기억하기 위해 작은 소녀상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했다…

((((Д)))))))  그런데 그 일이 정말로 일어났습니다!!!

girl바로 텀블벅에서 발견한 김서경 작가님과 김운성 작가님의 공공예술 프로젝트인 작은 소녀상… 무려 9003명의 후원자가 266,526,073원을 후원하였다… 그리고 그 후원금액은 일본 정부의 100억을 거부하고 우리 힘으로 100억을 모으기 위한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와 손잡는 정의기억재단(정의기억재단)”운동에 기부한다고 한다… 이 게시물 상단 배너의 그 기관이 맞다…

1그리고 대학원 선배이신 이화영 선생님께서 나의 몫까지 후원해 주셔서 이렇게 작은 소녀상을 받을 수 있었다… 사실 받은 지 꽤 되었는데, 장기간 출장중이어서 이제야 확인…

2일단 택배박스를 열면 들어있는 건 작은 소녀상 책자와 흰색의 박스…

3책자는 소녀상에 대한 여러가지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이 게시물에서 소녀상에 대해서 설명하는 부분은 대부분 이 책자를 인용한 것임을 미리 밝혀둔다…

4그리고 소녀상이 들어가 있는 박스… 상단에는 소녀상의 실루엣과 함께 ‘작은 소녀상’이라고 써져있다…

5비닐을 벗기고…

6개봉… 을 하려다 눈에 띈 하얀나비…

7열렸다…

8흠… 여러가지 구성품이 들어있는데…

9소녀상과 함께 배송된 이 뱃지는 2014년 미국에 평화의 소녀상을 설치하러 가면서 소녀상을 세우도록 마음을 모아 주신 고마운 분들에게 선물하려고 만든 것이라고 한다…

10뱃지에서 기리고 있는 2011년 12월 14일은 수요집회 1000번째를 맞아 평화비가 세워진 날…

10a작은 소녀상의 구성품…

11먼저 밑판부터…

12‘평 화 비’ 라는 세 글자는 길원옥 할머님이 직접쓰신 글자라고 한다…

13그리고 소녀상의 그림자… 조각의 모습은 소녀이지만, 그 그림자는 현재의 할머니의 모습… 일본의 사과나 반성 한번 없이 지나온 시절 할머니들의 원망과 한이 어린 시간의 그림자라고 한다…

14그리고 박스에도 있었던… 하얀 나비… 나비는 환생을 의미한다… 나비로라도 환생하셔서 그토록 원하시던 일본 정부의 사죄를 받아야 한다는 뜻으로 그림자 가운데 하얀나비를 새겨 놓았다고 한다…

15빈 의자는 과거, 현재, 미래의 자리라고 한다… 첫 번째는 먼저 떠나가신 할머님들이 이 빈자리에 함께 하시길 바라는 마음을, 두번째는 일본 대사관을 찾는 사람들이 이 소녀상을 보고 소녀상 조각 옆의 빈 의자에 나란히 같이 앉아 그 당시 어릴 적 소녀의 심정을 생각해보고 현재의 할머님들의 외침과 심정을 함께 느껴 볼수있도록 하기 위함, 세 번째는 우리 미래세대가 끝까지 함께하고자하는 의지를 담았다고 한다…

16소녀상은 PVC로 만들고 ABS 에 도색이라고 하는데 사실 꽤 질감과 무게감이 있어서 만져보고도 황동인줄 알았다… 하긴… 황동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가볍기는 하다…

17소녀상과 의자를 밑판에 올리는 것으로 완성…

18소녀의 뜯어진 머리카락은 강제로 고향을 떠나와 일본군 ‘위안부’로 살아야했던 조선 소녀들의 단절된 모습을 표현하였다고 하는데… 당시 조선 소녀들은 머리카락을 신체의 일부분으로 생각하여 함부로 짧게 자르지 않았다고…

19소녀상의 발은 맨발이다… 이는 전쟁터에 강제로 끌려갔으며, 전쟁이 끝난뒤에도 많은 분들이 돌아오지 못했음을 의미한다고 한다… 본인들이 지은 죄가 아니었을 지언정 못할 짓을 한 것처럼 할머니들은 평생을 죄지은 마음으로 살아오셨다… 그런 내 나라의 불편함을 뒤꿈치가 들린 맨발의 모습으로 나타냈다고 한다…

21책자에는 설명되어있지 않으나, 소녀의 꽉진 주먹이 과거 일제에 대한 분노와 반드시 그들의 진심어린 사과를 받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이라고 한다…

22소녀의 어깨위 새는 자유와 평화를 상징한다… 또한 하늘을 날아다니다가 땅에 앉기도 하는 새는 산사람과 돌아가신 분을 영적으로 연결해주는 영매의 의미로도 표현되었다… 즉, 마음만은 현실에 있는 할머님들과 이를 지켜보는 우리 모두가 연결되어 있다는 뜻…

23이렇게 소녀상의 제작과정부터 그 의미까지 하나하나 알아가니 감회가 새롭다… 그동안 소녀상이 상징하는 바 하나하나를 몰랐다는 사실이 그저 미안해지는 순간…

그래서 지금까지 만들어진 소녀상을 모두 찾아가보는 것을 나의 버킷리스트에 넣었다…  그 시작은 당연히도 서울시 종로구 중학동 주한 일본대사관 앞 소녀상이어야겠지…

a1그래서 가봤다!!!!!

a2마침 앞서 언급한 수요집회가 열리고 있는데, 이는 동일한 주제로 가장 오랫동안 열린 시위라고… 1250번째 일본 대사관 앞에서 수요시위 (2016년 9월 29일)에도 많은 분들이 참여해 주셨다… 직장인들의 점심시간을 고려해서 인지 매주 12시부터 1시까지 열린다고한다…

음… 근데 사진의 왼쪽의 저 소녀는…

a3음…

a4아… 스티커를 떼어 예쁜 옷을 입혀주면 되는 것이다… 이 소녀의 의미에 대해서 (대한민국 사람들은 대부분 잘 알고 있겠지만) 조금 더 자세한 설명이 있으면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어찌됐던 어린학생들이 이렇게 의미있는 일에 동참하고 있는 것이 매우 기특하기도 하고, 그간 무관심했던게 부끄럽기도 하고…

a5그러니까 이렇게 스티커를 떼어서…

a6이렇게 붙여주면 되는 것…

a7정대협에서 발언중…

a9그들이 그렇게도 이전하려고 하는 주한 일본대사관 앞 소녀상…

a10일본군 ‘위안부’와 관련한 시민단체들은 다음과 같으니 후원에 뜻이 있으신 분들은 다음의 기관에 동참하시면 되겠다…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정대협 국내/국제활동, 수요시위, 증언조사, 교육활동, 생존자 복지 등을 위한 후원금
국민은행 011-01-0384-327 (예금주: 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신한은행 100-011-870650 (예금주: 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전쟁과 여성인권 박물관
전쟁과여성인권박물관 운영 전반을 위한 후원금
신한은행 140-003-119353 (예금주: 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국민은행 069101-04-194282 (예금주: 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박물관))
농 협 001-01-322181 (예금주: 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나비기금
일본정부로부터 법적 배상을 받으면 전시 성폭력 여성들을 위해 전액을 기부하겠다는 뜻을 밝힌 길원옥할머니와 김복동할머니의 뜻을 대신하여 콩고와 베트남 등 전시 성폭력 여성을 돕는 후원금
국민은행 069137-04-010752 (예금주: 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나비기금))

소녀상 이전에 대한 움직임은 아직도 현재진행형이다… 합의문대로 ‘화해·치유 재단’이라는 누구를 위한 화해와 치유인지 모르겠는 정체가 모연한 단체도 설립되었고… 하지만 피해자들이 모두 용서하기 전까지는 그 누구도 절대로 용서받을 수 없다… 이것은 좌우 이념의 문제가 아니다… 이것은 옳고 그름의 문제다… 이것은 우리 민족과 인류의 미래와 생존에 대한 문제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내일은 없다…

끗…

P.S. 귀하고 의미있는 ‘작은 소녀상’을 선물해 주신 이화영 선생님께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