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솔밭식당

“사라져가는 모든 것들은 아름답다”


image_readtop_2013_1263754_13866720271138912 최초의 음식점 `솔밭식당`을 40년 넘게 운영해 온 나정애 할머니(80)가 크리스마스 이브인 오는 24일 국자를 내려놓는다. 서울대는 45년 동안 나정애 할머니가 운영해 온 `솔밭식당`을 내년부터 대학이 직접 운영한다고 10일 밝혔다. 이 식당은 학교 외진 곳에 위치해 있지만 국밥을 3000원이란 저렴한 가격에 먹을 수 있는 곳이어서 학생들에겐 명소로 손꼽히는 곳이었다.

나정애 할머니는 “많이 아쉽고 섭섭하지”라며 “지금도 새벽 6시 30분에 출근해 음식 준비를 하는데 나이가 들다보니 힘에 부치더라”고 했다. 그는 이어 “무엇보다 홀몸인 작은 아들이 대장암 말기라 돌봐 줄 사람이 필요하다”고 담담히 말했다.

교수회관 주차장 옆 소나무 숲에 자리잡고 있는 솔밭식당은 2층 건물로 100㎡의 좁은 공간이다. 외진 곳에 있어도 찾아오는 사람들이 많아 건물 안 12개 테이블이 부족할 정도다. 그러다보니 건물 밖 소나무 터에 20여 개 테이블을 추가로 마련해 놓고 있다. 지금도 이곳을 찾아오는 학생들이 하루에 200여 명 정도다.

식당은 서울대에서도 외진 곳에 있는 데다 주변에 소나무가 우거져 있다 보니 민주화 운동이 한창이던 1980년대 시위를 하다 경찰에 쫓기는 시위대의 피난처이기도 했다. 이 식당은 현재 서울대 용지에 골프장이 있던 시절인 1968년 처음 문을 열었다. 이후 관악산 용지에 서울대가 들어선 1975년 전후 나정애 할머니는 공사장 인부들의 식사를 제공하는 일명 `함바식당`으로 운영하기도 했다. 1987년엔 대학이 일반음식점 영업 허가를 내주면서 서울대 1호 음식점이 됐다.

40년 넘게 서울대 관악캠퍼스를 지키다보니 어느새 나정애 할머니는 서울대 산증인이 됐다. 그가 밥을 만들어줬던 학생들이 사회 저명인사가 돼서 TV나 신문에 나올 땐 내 자식이 큰일을 한 것처럼 뿌듯하다고 했다. 나정애 할머니는 “가장 기억에 남는 단골 손님은 단연 정운찬 전 총장”이라며 “총장일 때뿐만 아니라 국무총리를 지낼 때도 종종 들러 국밥 한 그릇씩 드시고 갔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요즘에도 정 전 총장은 `국밥이 맛있다`면서 학생들과 식당을 찾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서울대 학생이나 교수들 모두 내 가족 같다”며 “밑반찬은 모두 내 손으로 깨끗하게 만든 것이고 가격도 25년 전 가격 그대로다”고 설명했다. 국밥을 팔아 번 돈을 차곡차곡 모아 10년 넘게 매년 서울대 발전기금에 기부도 했다. 나정애 할머니는 “물가는 오르는데 25년 전 가격을 계속 유지하려다보니 본의 아니게 수익이 나지 않더라”며 “3년 전부턴 사정이 어려워져 기부를 못하고 있는 게 너무 안타깝다”고 아쉬워했다.

오는 24일 `나정애 할머니의 솔밭식당`은 정식으로 영업을 종료하고, 내년 3월 `서울대 직영 솔밭식당`으로 새롭게 문을 열 예정이다. 서울대는 솔밭식당의 시설을 비롯해 그릇과 저렴한 가격 모두 그대로 유지한다는 계획이다. 또 나정애 할머니의 음식 맛도 이어나가기 위해 11월 말부터 생협 소속 전문 영양사를 식당으로 파견해 비법을 전수받고 있다. 그는 “음식마다 어떤 소금을 쓰는지, 물은 얼마나 넣어야 하는지 등 앞으로 솔밭식당을 꾸려갈 서울대 직원들에게 내 비법을 빠짐없이 알려주고 있다”며 “장독대에 담아둔 밑반찬도 미련 없이 남기고 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진호 기자 / 사진 = 이승환 기자]

출처: 매일경제


작년 여름 즈음 할머니께서 식당을 그만둔다고 하셨을때, 무척이나 아쉬워했다.  생협에서 직접 운영하게 되면 과연 그 맛이 날까? 그 가격이 가능할까? 그 느낌과 정이 느껴질까? 추운 날 점심엔 꽤 먼길이라도 찾아가서 국밥 한그릇 잔치국수 한그릇 그리고 만두를 시켜 먹던 생각이 새록새록난다. 그렇게 먹는데도 만원이 채 안되는 가격이라니… 사진은 2011년의 기록…

14솥밭식당은 교수회관 들어가는 길에서 찾을 수 있다.

13솔밭식당 입구…

12식당 내부… 뭔가 편안한 분위기… 랄까…

11가장 큰 매력은 아무래도 가격!!!

9반찬 퍼레이드… 깍두기…

10물김치…

8오이 소바기…

7대표 메뉴인 소고기 국밥… 해장해도 되겠는데…???

6크게 한술…

5잔치국수… 요 녀석이 큰 녀석…

4저도 참 좋아하는데요 제가 한번 먹어보겠습니다. 면발 좋고… 국물 맛 좋고…

3손만두도 맛있다…

1보기 좋게 정렬된 만두…

2물론 직접 빚는다…

학교 내에서 가장 좋아하던 식당이다. 가격적인 면을 고려하지 않더라도 (물론 고려할 수 밖에 없는 가격이다.) 학교 안 음식 중에 절대적으로 맛이 좋다. 그리고 뭐랄까… 먹으면 건강하게 먹은 느낌이랄까… 그래서 찾아가는 길이 조금 멀고, 오르막이었지만 마다 않고 자주 갔었다. 할머니가 식당을 그만 두신다니 무척 아쉽다. 하지만 할머니도 할머니의 삶과 이유가 있으신거니까… 할머니와 작은아드님이 건강하시길…

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