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지로 은주정

이제 막 따뜻해지려는 3월의 어느 주말, 아이언과 함께 을지로에 함께 갈일이 있었던 나는 점심식사로 ‘이남장’을 제안하였으나, 아이언의 역제안으로 향하게 된 곳이 바로 ‘은주정…’ ‘이남장’은 워낙 회사 바로 앞에 있기도 하고, 이미 몇번을 가본 터라 흔쾌히 ‘예스’를 날리며, 그 짧은 시간에 이미 여럿 올라와 있는 블로그 리뷰들을 읽은 나는 기대하기 시작하였다…

방산시장의 한 골목에 ‘은주정’은 자리잡고 있다… 까딱하면 놓칠수도 있으니 골목의 모양을 잘 기억해두자…

두둥… ‘은주정’ 입구…

보통의 경우 삼겹살을 먹게되고 그에 곁들여 김치찌게를 먹는다고 한다… 점심부터 삼겹살이 원래 정석이기는 하나, 우리에게는 할일이 있었으므로,  김치찌게만 먹는 것으로…

((((  ˚  Д゚)))))))  근데… 쌈싸먹는 김치찌게???

그게 뭔가하는 의문이 들었지만… 궁금함을 뒤로한체…. 들어가려고 하다가 문득 든 또 다른 의문…

(;;_) 사진의 저분이 ‘정은주’ 사장님이신가요???

안에 들어가 보면 여느 노포같이 생겼다… 맛있게 잘하는 노포…

성철이가 특히 좋아했던 부분은 메뉴가 따로 없다는 것… 그냥 ‘2인분이요~’ 주문하면 이렇게 세팅되서 나온다… 그리고 엄청 빨리 나온다… 점심시간이 살짝 지나서 가능한 것이었을지도…

이렇게 한상차림… 연근은 신선하고 짭조름한것이 깨가 많아 맛있었고, 김치는 살짝 김장김치와 겉절이의 그 중간 어딘가의 맛… 콩나물은 딱봐도 양념반 콩나물반인데 배고 고파서였는지 실제 맛이 있었던 것인지 몰라도 전부다 맘에 들었다… 그리고 쌈채서가 어마무시하게 나오는데, 왜 사장님께서 쌈싸먹는 김치찌게를 그리도 강조하셨는지 이해할 수 있는 대목… 쌈의 종류는 치커리, 적상추, 청경채, 알배추, 치콘 등… 평소 접하기 어려운 야채들이 존재한다… 크기도 엄청 크고 신선하기까지하다…

밥은 흰쌀밥보다는 이렇게 흑미밥을… 뭔가 건강한 음식에 컨셉을 맞추기로 하신 것일까?????

버너가 테이블에 놓여지자마자 급한마음에 뚜껑을 한번 열어보았으나, 아… 너는 그 어느때 보다 고요하구나…

하지만, 그 고요는 폭풍전의 고요였나니…


그 폭풍을 잠시 감상해본다…

그 폭풍을 뚫고 라면이 힘찬 항해를 시작한다…

아… 라면사리는 따로 주문해야한다… 메뉴가 없기때문에 처음 오시는 분들은 놓치고 주문하지 않을수도 있긴….

٩(//̀Д/́/)۶  뭐가 있어!!!!!

들어가면 모든 사람들이 ‘라면사리요~’ 라고  사장님 ‘테잌마머니’를 외치고 있으므로, 놓칠수가 없다… 그냥 대세를 따르라… 맛있다…

그리고 가라앉는 라면…

그는 아름다운 라면이었습니다…

۝


라면사리의 전사장면…

이곳의 김치찌게의 특징은 두부가 엄청 크다는 것…

그리고 혜자로운 비계와 돼지고기를 놓칠 수 없다… 간간히 새송이 버섯도 많이 보이는데, 새송이 버섯이 이렇게 들어간 김치찌게는 처음보는 듯…

먹기좋게 따로 덜어 담아보았다…

먼저 라면부터… 이건 그야말로 ‘안마시술소가 있어?’ 인 치트키인 부분이고…

다시 한번 두부… 사실 이 김치찌게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점이 바로 이 큼지막한 두부인데, 마치 지금 막 출소한 것 같은 기분을 느끼게 해주는 맛…

ヽ(-_メ)ノ 자유다~ 얘들아 형님 잘 계시냐?????

(#_(*_(-.#)_=)_*)  예, 형님!!!!!

그리고 밥, 두부, 김치의 조합… 김치찌게는 밥도둑이었네…

두부이야기만 하면 삼겹살이 삐진다… 사실 이 집 김치찌게의 맛을 다하게 해준 일등 공신은 바로 삼겹살이거늘… 고깃집으로 유명한 곳이기에 김치찌게가 맛있을 수 있다… 공부잘하는 애가 각종 악기까지 잘 다루는 그지같은 자주보이는 상황…

그리고 쌈김치찌게라는 제목에도 있는 쌈채소와도 한입… 또는 한 잎?????을 먹어준다…

물론… 육식주의자인 나는 쌈야채를 많이 남겼다고 한다…

광화문역 광화문집

뭔가 예전에 갔었던 ‘광화문집’의 기시감이 드는 은주정… 스케일이나 임팩트는 광화문집이 더 강했던 것 같지만, ‘은주정’은 그 간결함이나 편안함, 그리고 맛의 3박자에서 재방문 의사가 200%이상 예상된다… 사실 주말이었으니 이렇게 여유롭게 먹을 수 있었지, 평일이었으면 미어터졌을 맛… 평일 점심을 1시반 이후로 정해놓으신 사장님의 마음이 이해가 간다…

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