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에서의 50시간: 건축카페

이것은 제주도에서의 50시간에 대한 기록이다. 제주도에서 표류중인 지난 시간 내내 자행된 “밥-커피-밥-커피 (‘위-아래-위-아래’와 같은 방법으로 읽으면 됨.) 룰”에 따라 “칠돈가 (여기를 클릭!!!)” 다음 여정으로 찾은 곳은 바로 이중섭 거리에 위치한 “건축까페!!!” 그런데…이 곳… 꽤나 특이하다… 뭔가… 도심 한가운데 위치한 한적한 피난처같은 느낌… 이곳의 분위기는 도시적인 주변 환경과 전혀 어울리지 않는… 그러나 무슨 이유에서인가 기분이 좋아지고 마음에 안정을 주는 그런 괴리가 있다. 불일치 속의 괴리에서 느껴지는 아름다움이라고 해야할까…

1이곳이 바로 건축카페!!! 왜 이름이 건축카페인지는 모르겠으나 정말 건축은 절대 전공하지 않았을 것 같은 손길로 직접 DIY한 것같은 어색한 카페모습이 진정 마음에 든다.

2수진아… 니 얼굴 안나와… 얼굴에… 그늘져있어… 수심 한 가득…

3“제주중섭거리에서 만난 친구…”라고 갈수록 소심해 지는 글씨체와 사이즈로 써있다… 이런건 주로 내가 학교에서 필기하다가 졸때 볼 수 있는데…

5음료를 주문하고 정착할 곳을 찾아 해맸다. 오… 저기는 따뜻해 보여…

14수상하게 생긴 가건물 안은 역시나 자기 마음대로 만들어 놓은듯한 가구들과 무릎담요가 구비되어 있고…

15온열기들이 한자리 차지하고 있다… 아마도 이 카페 내에서 유일하게 온기를 느낄수 있는 곳…

6어쨌든 실내는 조금 답답하니 밖으로…

4나오면 군고구마를 구워먹을 수 있는 설비가 갖추어져 있다… 이날은 꺼져있었음… 무엇보다 문닫기 직전이라…

12바닥에는 설마설마 했는데 정말 “LOVE”라고 써있는 거였다… 이건 감점 -10… 뭐하자는 겁니까!!!

7정말 이 카페의 곳곳에는 만들다가 만 것 같은 테이블과 의자들이 존재한다…

9한가지 진정 아쉬운 점은 이 날 건축카페의 전력에 이상이 있어서 조명의 반정도가 작동하지 않았던 점… 근데 뭔가… 연인들이 놀러오기에 더 좋은 것 같다는 생각도… 응???

8비가 올 경우 공간활용에 대해서는 조금 의문점이 생긴다. 대부분의 테이블은 하늘에 그대로 노출되어 있었으니까… 비를 피할 수 있는 공간은 반정도에 불과했다. 물론 아직 무엇인가 완성되지 않았는 것일 수도 있다. 그게 이 카페의 매력이라고 할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정말 많은 부분이  덜 갖추어진 느낌이다.

11카페 2층에서의 전경… 카페의 모든 것을 파악할 수 있다. 이건 마치… 미국에서 아버지와 아들이 많이들 만든다는  Tree House에 올라와 있는 느낌…

13음료나왔습니다. 지금 커피를 마시면 밤새 잠 못들 것 같아 주문한 이것은 감귤에이드… 역시 제주도인지라 감귤로 만든 무엇인가가 많다… 에이드 시원하다~ 춥다…

예전부터 늘 카페는 하나 가져보고 싶었는데 (이건 누구나의 그렇지 않을까 싶다만…) 건축카페에 다녀온 후의 부작용은 그런 카페를 내 손으로 만들고 싶어진다는거…간판, 의자, 책생, 사다리 등 소품하나하나의 나의 체취를 남겨놓는 거지… 이렇게 점점 불가능한 일을 꿈꾸게 된다.

10마침 2층에서 올려다 본 하늘에는 보름달 (혹은 보름달에 가까운 달)이 떠 있었다. 그리고 쓸데없는 남의 가게 비올때 걱정은 계속되며, 밤은 깊으만 간다…

제주도 표류 41시간 째…

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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